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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24일 일요일

외국인 여자친구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요?

 


어딜가든 '제 여자친구는 싱가포르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면 반드시 돌아오는 몇가지 질문중의 하나가 '어떻게 만났어요?' 입니다. 이는 싱가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여자친구의 친구들도 백이면 백 저희가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해 물어봅니다. 근데 이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연애 커플은 국제연애 커플을 찾아보게 되는데, 그때 가장 궁금한건 '과연 그들은 어떻게 만남을 시작했을까?' 입니다. 저희는 지금 약 10쌍의 국제연애 커플과 교류하고 있는데, 저희를 포함해 그들이 어떻게 만남을 가졌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가장 많은 것은 교환학생(혹은 현지 취업)의 경우. 

당연하고도 놀랍지 않게도, 사람은 직접 만남을 가져야 그 사람에 대해서 알수 있죠. 무려 절반이상의 커플이 학업이나 취업을위해 싱가폴 (혹은 한국으로) 갔다가 현지인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싱가포르는 중, 고등학교과정때부터 교환학생과정이 굉장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보통 고등학교의 경우는 유럽이나 중국등의 학교로 많이 가는 것 같지만 대학교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숫자의 학생들이 교환학생과정이나 유학과정을 오죠. 우리나라의 많은 대학교들이 싱가폴 대학교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에 대하여 잘 알수있고, 때문에 연인관계로 발전하는것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언어의 장벽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같이 웃고, 만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알수 있고 좋은 감정을 키워나갈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경우의 가장 큰 단점은 보통 이 만남이 LDR - long distance relationship - 장거리 연애로 변경될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교환학생의 주기는 보통 6개월에서 길게잡아야 2년인데, 3개월 알고 3개월 사귀었다 치면 가장 달달할 무렵에 생이별을 해야한다는 거죠. 서울에서 수원으로만 떨어져 지내도 힘들어지내는게 연애인데, 6000km 는 어떨까요? 

그래서인지 가장 많은 커플이 탄생한 이 경우가 가장 많은 커플이 이별한 경우이기도 합니다. :( 


2. 의외로 많은 인터넷 만남  - 저희 커플의 경우 

신기한 것은 2위로 인터넷을 통한 만남이 가장 많다는 것입니다. 저희 커플도 인터넷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는데요, 그때 저희가 사용했던 웹 사이트는 인터팔(interpals)라는 사이트입니다. 현재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죠. (몇몇 커플들도 interpals를 통해 만났더군요) 


제가 인터팔을 알게된 것은 지극히 우연이였는데, 의외로 굉장히 유명한 사이트였습니다. 사용법도 굉장히 간단하고, 인터페이스도 직관적입니다. 사용자도 굉장히 많아서 하루에도 수십명의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할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일단 인터팔은 '펜팔친구'를 만드는 것이 주된 목적입니다. '연인찾기 - romance' 항목이 있긴 하지만 없다시피 하는 분위기고요. 대놓고 연인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은 - 있긴하지만 - 그다지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합니다. 너무 많은 로맨스 요구 때문에 처음부터 '노 로맨스'를 프로필에 적고 계시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인터팔의 가장 주된 목적은 '언어교환'인데요. 인터팔 프로필을 보시면 상대방이 어떤 언어를 어느정도 할수 있는지 알수있고, 보통 그 언어를 할줄 안다는 것은 그 나라에 관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일단 한국어 &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친구분들을 만나보세요. 이쪽이 성의있고 예의있게 다가온다면, 상대방도 분명히 예의바르고 성의 있게 다가올테니까요. 인터팔에서 조금 친해지면 바로 카카오톡이나 라인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이 만남의 장점은 호흡이 길다는 것입니다. 일단 처음부터 롱디로 시작하는 커플은 장거리 연애를 어떻게 길게 이끌어가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한번에 불타오르는 사랑은 아니지만 길게 꾸준히 이어 나간다고 할까요? 대신 그만큼 노력은 필요합니다. 헌신적인 관계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할만한 방법입니다. 

단점은 롱디 그 자체입니다. 언제 장거리 연애가 끝나고 영원히 함께할지, 계획은 있지만 미지수입니다. 헌신적인 관계를 좋아하고 이어갈수 있다면 편하지만, 성격에 안맞으면 시작조차 하기 힘듭니다. 아무래도 실체가 없는 사랑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니까요. 


3. 여행중에 만난커플 

마지막으로 단 한 커플만이 이런 놀라운 사랑을 이루고 하고 계십니다. 여행지에서 여행자와 현지인, 혹은 완전 다른 곳에서 여행자와 여행자로 만나서 사랑에 빠지는 분들인데.... 할말이 없습니다. 
이건 그냥 운명이 점지해 준 커플이라고밖에는 안느껴지는데요. 이 관계의 장점은 역시 로맨틱하고 불타오르는 사랑이라는 건데, 단점이라면 희박한 확률? 여행후의 정신차림?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놀랍고 대단한 것이라는 것과 의외로 이렇게 만난 분들이 실존한다는거라는 것을 제외하고는요. 


이렇게 세가지 방법을 보았는데요, 저희 커플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인터넷 펜팔을 통해 처음으로 만
났습니다.  바로 연애를 시작하시라는게 아닙니다. 그냥 한번 계정을 만들어보시고,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있는 일이니까요 - 어렵지 않게 한번씩 둘러 보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P.S) 저희 커플은 그 파괴력을 무서워 한 나머지 처음으로 대면한 그자리에서 서로의 인터팔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바람은 안될일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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